[피부과학 칼럼 03] 수부지 피부일까? 바우만 16가지 피부타입으로 보는 내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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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대 위에 쓰다 만 크림과 앰플이 쌓여가고 있지 않나요?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아 헤매는 '화장품 유목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 피부를 건성, 지성, 복합성이라는 단순한 틀에 넣어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의 한 줄: 피부타입은 고정된 이름표가 아니라 여러 축의 조합이고, 지금의 '상태'는 계절과 생활에 따라 계속 바뀝니다.
100년 된 피부 분류법의 한계
우리가 익숙한 건성·지성·중성·복합성·민감성 분류는 1900년대 초 화장품 판매를 위해 피지 분비량을 기준으로 만든 오래된 방식입니다. 이해하기 쉽지만 요즘 피부 고민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수부지(수분 부족형 지성)입니다. 속은 건조한데 겉은 번들거리는 상태로, 지성과 건성을 반대 개념으로 보는 옛 기준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또 '지성이면서 예민한 피부'를 담지 못하고, 치료가 필요한 지루 피부염이나 아토피 피부염을 단순한 지성·건성으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4가지 축, 16가지 조합
이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 피부과 전문의 레슬리 바우만(Leslie Baumann)은 네 가지 지표를 교차해 피부를 16가지로 나누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 건성(D) vs 지성(O): 유분
- 민감성(S) vs 저항성(R): 자극에 대한 반응
- 색소성(P) vs 비색소성(N): 색소 침착 경향
- 주름(W) vs 탱탱함(T): 노화 경향
타입은 잘 안 변해도, 상태는 매일 변합니다
타고난 피지 분비 경향인 '피부 유형'은 잘 바뀌지 않지만, 지금의 '피부 상태'는 날씨, 생활 습관, 스트레스, 나이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그래서 "지성이니까 가벼운 제형", "건성이니까 무거운 크림" 식의 일차원적인 선택보다, 지금 내 피부의 유분·수분·민감도를 함께 보고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수부지라면 유분을 더 걷어내기보다 수분을 채우고 장벽을 지키는 쪽이 먼저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단순한 '예민함'으로 착각하기 쉬운, 병원 진료가 먼저 필요한 피부 신호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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